단속의 시대, 브랜드는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가
오늘날 브랜드는 단속(斷續)의 시대를 살고 있다. 단절과 지속, 규제와 혼란이 번갈아 나타나는 이 시기에는 일관된 흐름이 끊어지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력이 요구된다. 팬데믹, 정치 불안, 기술의 급변, 기후 위기 등 복합적인 변수들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사회 전반의 리듬은 ‘단속적인 흐름’으로 변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브랜드는 더 이상 선형적인 성장 모델을 따를 수 없다. 대신, 불확실성과 충돌 속에서도 끊임없이 재정렬하고 전환할 수 있는 유연한 전략이 필요하다. 즉, 정체성의 유연성, 콘텐츠의 실시간성, 메시지의 변주 능력이 브랜드 생존의 핵심이다.
단속적 사회에서 브랜드가 직면하는 리스크
심상치 않은 정서, 브랜드의 정서 지형을 바꾸다
‘심상치 않다’는 표현은 일상적인 흐름에서 벗어난 이상 징후를 의미한다. 현재 소비자들은 단순히 제품이나 기능성을 넘어서, 감정적 연결과 정서적 반응을 중요시한다. 이는 불안, 기대, 분노, 냉소, 공감과 같은 복잡한 감정이 브랜드에 투영되고 있다는 뜻이다.
브랜드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이 ‘심상치 않은 정서’를 명확하게 읽어내고, 이에 대응하는 감성적 언어와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이는 감성 마케팅을 넘어 정서적 디코딩 능력을 요구하는 시대이다.
심상치 않은 시대에 브랜드가 해야 할 일
- 심리적 맥락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설계: 단순히 ‘좋아요’를 유도하는 것이 아닌, 공감의 지형을 분석하고 그에 맞춘 언어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
- 디지털 피로 사회에서의 감정 정화 기능: 브랜드가 제공하는 콘텐츠는 단순히 정보 제공을 넘어, 치유·위안·영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 ‘무드 마케팅’에서 ‘감정 공명 마케팅’으로 전환: 분위기만 흉내 내는 마케팅이 아닌, 실제 정서적 진동을 유도하는 서사와 내러티브가 핵심이다.
격류 속의 브랜딩, 전략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격류는 단지 빠른 흐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방향을 잃고 충돌하며 요동치는 복합적 흐름을 뜻한다. 이처럼 시장과 사회가 격류처럼 움직일 때, 기존의 브랜딩 전략은 무력해진다. 격류에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격류를 타는 능력, 즉 가속 적응력이 브랜드의 성패를 좌우한다.
격류의 시대에 필요한 핵심 전략 3가지
1. 유동적 정체성 관리 (Liquid Identity)
- 브랜드의 핵심 가치는 유지하되, 표현 방식은 끊임없이 유동적으로 조정되어야 한다.
- 고정된 CI/BI가 아닌, 맥락 기반의 ‘가변적 브랜딩’ 구조가 필요하다.
- 예: 넷플릭스의 로컬 감성 콘텐츠 변형 전략, 나이키의 사회적 메시지 스위칭.
2. ‘모멘텀 마케팅’의 극대화
- 실시간 이슈를 브랜드 가치와 연결짓는 ‘전략적 순간 활용’이 중요하다.
- 이는 단순한 트렌드 참여가 아닌, 브랜드 세계관 내에서의 즉각적 반응이다.
- 예: MZ세대를 겨냥한 유튜브 숏폼 릴스 마케팅의 감정 소구 방식.
3. 내러티브 회복 전략 (Narrative Resilience)
- 브랜딩은 스토리텔링이 아닌 ‘서사 회복’이다.
- 격류에 휘말리는 시대일수록, 브랜드는 정체성과 방향성의 스토리를 복원하고 강화해야 한다.
- 일관된 키 메시지와 가치의 맥락화를 통해 팬덤화·지속화를 이끌 수 있다.
단속, 심상치, 격류 속에 빛나는 브랜드의 조건
단속적인 환경, 심상치 않은 정서, 격류 같은 사회 흐름은 모두 위기처럼 보이지만, 브랜드에게는 전환의 가능성이기도 하다. 이 세 가지 키워드는 단순한 현상 분석이 아닌, 전략적 인사이트로 해석되어야 한다.
브랜드가 갖춰야 할 5가지 조건
- 실시간 감정 센싱 역량: 고객의 미세 감정 변화에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인사이트.
- 전략적 침묵의 기술: 모든 이슈에 대응하지 말고, 선택적 반응을 통해 브랜드의 존재감을 강화.
- 서사 기반의 가변 메시지: 변화를 수용하되 일관성을 잃지 않는 커뮤니케이션 기술.
- 내면화된 윤리적 메시지: 외형적 ESG가 아닌, 브랜드 본질로서의 지속가능성 내재화.
- 경험 중심의 감정 마찰 설계: 단순한 UX를 넘어서 감정의 고조와 해소를 유도하는 브랜드 경험 설계.
사례 분석: 위기 속 빛난 브랜드의 실전 전략
1. 코카콜라의 ‘무라벨’ 전략
- 단속적인 규제 환경 속에서도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한 친환경 마케팅.
- 브랜드 정체성은 유지하되, ‘보이지 않음’을 통해 메시지 확장.
2. 배달의민족의 위트 콘텐츠 전략
- 불확실한 소비자 정서 속에서도 일관된 유머 코드로 긍정적 연결 유지.
- 심상치 않은 사회적 정서를 가볍고 영리하게 해석한 브랜딩.
3. 샤넬의 하우스 내러티브 강화 전략
- 격류의 럭셔리 시장에서 브랜드의 창립 철학과 아이콘적 요소를 반복·변주.
- 변화를 수용하면서도 서사를 잃지 않는 고급 전략의 전형.
콘텐츠 전략: 위기 시대의 콘텐츠는 어떻게 달라야 하는가
단속과 격류 속에서 콘텐츠는 단순 전달을 넘어 ‘공진화’의 전략이 되어야 한다. 브랜드 콘텐츠는 스토리텔링을 넘어 소비자와 공동 서사를 형성하는 구조를 지녀야 한다.
콘텐츠 전략의 3가지 핵심 키워드
1. 인터랙티브 감정 유도
- 고객이 콘텐츠에 개입하고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구조 설계.
- 예: 질문형 숏폼 콘텐츠, 챌린지 기반 콘텐츠.
2. 모듈형 메시지 구조화
- 핵심 메시지를 여러 포맷으로 변형하여 플랫폼별 최적화.
- 슬로건, 해시태그, 짧은 내레이션까지 다양하게 쪼개 활용.
3. 공감 대사화 (Empathy Line)
- 사용자의 언어로 정제된 ‘대사’를 제작하여 바이럴 유도.
- “이거 나야”라는 순간을 설계하는 문장 중심 콘텐츠 전략.
결론
브랜드가 살아남는다는 것은 단지 생존이 아닌 리듬을 창조하는 능력이다. 단속 속에서 연결을, 심상치 않은 감정 속에서 공감을, 격류 속에서 방향성을 만들어내는 브랜드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이는 기술도, 자본도 아닌 감각과 통찰의 문제이다.
그 어떤 시대보다 지금이, 브랜드가 ‘존재 이유’를 새롭게 구성해야 할 순간이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