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AI와 탈이성중심 시대의 공공디자인 혁신 전략

생성형AI와 공공디자인의 융합, 새로운 시대의 도래

공공디자인은 단순한 시각적 장식이나 안내 체계 그 이상으로, 사회적 가치와 공동체의 삶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최근 기술의 비약적 진보, 특히 생성형AI(Generative AI) 의 등장은 공공디자인의 본질과 방향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탈이성중심(Post-rationalism)”이라는 새로운 철학적 흐름은 디자인의 판단 기준을 인간 중심의 합리성에서 감성, 공동체성, 그리고 상황적 직관으로 옮겨가고 있다. 본 글에서는 이러한 시대적 전환 속에서 생성형AI가 어떻게 공공디자인의 본질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탈이성중심적 접근이 어떤 방식으로 공공영역의 디자인에 반영되어야 하는지를 심층적으로 탐색한다.


1. 공공디자인의 전통적 한계와 탈이성중심의 필요성

1.1 합리성 중심의 공공디자인 패러다임

전통적 공공디자인은 대부분 기능성과 접근성에 기반을 둔 합리주의적 원칙 위에 설계되었다. 표준화된 색상, 글꼴, 형태 등은 사용자 편의를 고려한 ‘객관적 정답’으로 간주되며, 인간의 인지 심리학과 정보 처리 이론에 기반한 설계가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다음과 같은 문제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 문화 다양성의 미반영: 이질적인 문화와 공동체의 감정, 미적 경험이 배제됨.
  • 시민의 감정적 반응 부족: 사용자의 참여, 감성, 소속감이 고려되지 않음.
  • 예술성과 창의성의 결핍: 공공디자인이 과도하게 ‘정답 중심’으로 획일화됨.

1.2 탈이성중심: 디자인의 새 지평

“탈이성중심”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반론으로, 다음과 같은 가치를 강조한다:

  • 상황 맥락성(Contextuality): 특정 장소와 상황에 맞는 디자인 감수성.
  • 감성 중심성(Emotional Design): 사용자 감정과 정서적 몰입의 우선화.
  • 공동체 참여성(Participatory Design): 시민과 사용자 공동체의 실질적 참여.

이는 곧 공공디자인이 ‘기능적 아름다움’을 넘어 ‘경험의 공명’을 중심으로 재구성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2. 생성형AI의 본질과 디자인 적용 가능성

2.1 생성형AI란 무엇인가

생성형AI는 주어진 데이터나 텍스트, 이미지 등을 바탕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해내는 인공지능 기술을 말한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 텍스트 기반 생성: GPT, Claude, Bard 등
  • 이미지 생성: DALL·E, Midjourney, Stable Diffusion
  • 음성/영상 생성: Runway, Synthesia

이 기술들은 패턴 학습을 기반으로 인간의 창작활동과 유사한 콘텐츠를 빠르게, 다양하게 생산할 수 있게 한다.

2.2 공공디자인에의 적용 가능성

공공디자인은 생성형AI 기술을 다음과 같이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 시민 참여형 디자인 자동화: 시민의 의견을 학습해 맞춤형 디자인 제안 가능
  • 다양한 문화 요소 시뮬레이션: 특정 지역 전통/문화/정서 기반 시각 요소 생성
  • 공간별 시각 언어 최적화: 장소와 목적에 따른 맞춤형 색상, 형태, 감성 자동 설계
  • 빠른 프로토타입 반복: 다양한 디자인 후보군을 신속히 비교 가능

이처럼 생성형AI는 공공디자인의 기획, 설계, 실현 단계 모두에 걸쳐 혁신적인 효율성과 창의성을 제공한다.


3. 탈이성중심 디자인 전략의 구체적 적용 사례

3.1 감정 기반 시각 언어 도입

서울시의 ‘감정지도 프로젝트’와 같이, 특정 장소에서 느껴지는 시민의 감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색상, 패턴, 텍스트 등을 디자인 요소로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기존의 표준화된 접근과는 전혀 다른 감성 기반 설계다.

  • 예시: 광장의 벤치 색을 시민 설문 기반 감성 데이터(예: 안정, 희망, 활력)로 결정
  • 효과: 시민의 공간 소속감 및 심리적 안정성 강화

3.2 참여형 AI 공공디자인 툴 도입

AI가 제안하는 디자인 초안을 시민이 수정하고 피드백을 주는 방식의 플랫폼이 해외 공공 프로젝트에서 점점 도입되고 있다. 예:

  • 런던시 공공가로환경 개선 플랫폼: Midjourney + 설문툴 기반 이미지 시안 제시 및 투표
  • 서울형 AI 안내시스템 개발 프로젝트: GPT 기반의 질문형 키오스크 설계

3.3 다문화·다감성 통합 디자인

다양한 문화와 정서를 포괄하는 공공디자인을 위해 생성형AI는 매우 유용하다. 각 문화권에서 사용하는 색, 문양, 감정어휘 등을 학습해 ‘문화 감수성 높은’ 디자인을 자동 생성할 수 있다.


4. 생성형AI 시대의 공공디자이너 역량 재정의

4.1 기술 중심이 아닌 ‘감성 중심 조율자’로의 전환

AI의 자동화 기능이 확장될수록 공공디자이너는 기술적 ‘생산자’가 아닌 ‘감정 조율자’, ‘경험 큐레이터’의 역할이 강조된다. 즉:

  • 데이터 해석자: 시민 감정과 지역 문맥을 정확히 분석
  • 창의적 지휘자: AI 생성 결과물을 인간적 통찰력으로 선별 및 조정
  • 철학적 조율자: 디자인이 다루는 윤리·정서·공공성 이슈에 대한 주도적 해석

4.2 인터페이스 설계자로서의 진화

공공디자인이 디지털화되고 인터랙티브 요소가 포함될수록, 디자이너는 ‘정적인 표지판’이 아닌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설계해야 한다. 이는 사용자 경험(UX)과 감성 디자인(Emotional UI)을 동시에 다룰 수 있는 다학제적 역량을 요구한다.


5. 정책적 제언: 생성형AI 기반 공공디자인 생태계 조성

5.1 공공디자인 가이드라인의 유연성 확보

기존의 공공디자인 가이드라인은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어 생성형AI의 창의적 결과물을 수용하기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이 요구된다:

  • AI 생성물 수용 프로토콜 수립
  • 감성 평가 기준 마련 (예: 시민 반응 기반 KPI)
  • 정책적 실험구역(Design Sandbox) 도입

5.2 디자이너와 시민의 동시 교육 시스템

AI를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디자이너 교육과, 공공디자인 프로세스에 참여할 수 있는 시민 교육을 병행하여 ‘공감 기반 디자인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 디자이너 대상 생성형AI 툴킷 교육
  • 시민 대상 감성 데이터 리터러시 강화 프로그램

결론

생성형AI는 단지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가 아닌, 공공디자인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재정의할 수 있는 핵심적 혁신 기술이다. 하지만 그것이 진정한 혁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술적 이해를 넘어 탈이성중심적 철학과 감정적 통찰을 기반으로 한 설계가 필수적이다. 시민 개개인의 삶, 감정, 기억을 반영하는 공공디자인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공공성을 회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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