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축 전략: 브랜드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핵심 기둥
브랜드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중심축’을 세우고 그것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이 중심축은 단순히 로고나 슬로건, 시각적 정체성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존재하는 이유, 브랜드가 고객에게 약속하는 핵심 가치를 뜻한다. 소비자들은 무의식 중에 브랜드의 중심축을 인지하고 있으며, 그 일관성에서 신뢰를 느끼고, 충성도를 형성한다.
브랜드가 중심축을 명확히 설정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경우, 소비자들은 제품을 사용하는 순간마다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된다. 예를 들어, 나이키는 “Just Do It”이라는 슬로건을 중심축 삼아, 도전과 자기극복이라는 메시지를 30년 넘게 일관되게 전달해왔다. 이로 인해 고객은 단순한 운동화가 아닌 ‘도전하는 삶의 태도’를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중심축은 브랜드가 위기에 봉착했을 때 중심을 잡아주는 나침반의 역할도 한다. 외부 환경이 급변하거나 경쟁이 치열해질 때, 브랜드가 중심축을 잃지 않으면 일관된 의사결정을 통해 방향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이는 장기적인 브랜드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다.
순응 전략: 소비자 기대에 부응하는 유연한 브랜드 조정법
소비자의 기대는 시대에 따라 변화하며, 기술, 문화, 세대 특성에 따라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브랜드는 일정 수준의 ‘순응 전략’을 취해야 한다. 순응은 브랜드 중심축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기반으로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맞게 커뮤니케이션 방식, 제품 포지셔닝, 캠페인 메시지 등을 조정하는 전략이다.
브랜드가 순응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때, 고객은 ‘이 브랜드는 나를 이해한다’는 감정을 갖게 된다. 이는 정서적 연결을 강화하고, 고객 충성도를 증가시키는 중요한 요소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는 젊은 세대의 변화하는 가치관을 반영해 ‘공유’와 ‘포용’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하는 다양한 글로벌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는 중심축(행복을 나누는 브랜드)을 유지하면서도 시대적 순응을 보여주는 사례다.
또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속화됨에 따라, 브랜드는 기존 오프라인 중심의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으로 순응해야 한다. 브랜드 SNS, 챗봇, 콘텐츠 마케팅 등은 순응 전략의 일환으로 기능하며,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브랜드 인식을 심화시키는 데 기여한다.
틀어짐 전략: 고정관념을 깨는 차별화된 브랜드 접근법
모든 브랜드가 중심축과 순응만을 중시하면 시장은 획일화되고 경쟁력은 약화된다. 이 지점에서 ‘틀어짐 전략’이 요구된다. 틀어짐 전략은 시장의 기존 질서, 소비자의 관습적 사고, 업계의 전형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의도적으로 비틀어 독특한 포지션을 점유하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예가 ‘도브(Dove)’의 리얼 뷰티 캠페인이다. 기존의 이상화된 아름다움의 기준을 비틀고, 현실 속 다양한 여성들의 모습을 통해 ‘진짜 아름다움’을 이야기함으로써 업계의 패러다임을 전환시켰다. 이처럼 틀어짐은 단순한 차별화가 아닌, 철학적이고 사회적인 메시지를 수반한 브랜드 포지셔닝이다.
또한 틀어짐 전략은 스타트업이나 신규 브랜드가 레드오션에서 빠르게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다. 기존 질서에 맞추기보다, 고객의 불만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하고 거기서 기회를 포착하면 소비자는 브랜드에 강렬한 관심을 보이고 자발적으로 확산시킨다.
다만 틀어짐 전략은 무작정 기존을 부정하는 것이 아닌, 중심축을 유지한 채 그 위에서 새로운 메시지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중심축이 없이 틀어지면 브랜드 혼란만을 유발할 수 있다. 결국, 브랜드 틀어짐은 ‘전략적 모순’ 속의 창의성이다.
중심축 · 순응 · 틀어짐의 통합 전략 수립 방법
1. 브랜드 아이덴티티 진단
모든 전략은 브랜드의 본질을 명확히 파악하는 데서 시작된다. 브랜드가 왜 존재하는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 그 본질적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변이 있어야 중심축을 세울 수 있다. 내부 직원, 고객, 이해관계자와의 인터뷰 및 브랜드 감정 조사, 브랜드 진단 툴을 활용한 심층 분석이 필요하다.
2. 중심축 설정 후 유연한 순응 포인트 식별
중심축은 변하지 않지만, 브랜드가 고객과 만나는 채널과 방식은 변화한다. 중심축을 유지하면서도 고객의 변화된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순응 포인트’를 식별해야 한다. 여기서 핵심은 고객의 감성 변화, 문화 트렌드, 세대 간 가치관 차이를 반영하는 것이다.
3. 고유한 틀어짐 포인트의 설계
산업별 중심축·순응·틀어짐 전략 사례
패션 업계 중심축: 자기표현 / 순응: 지속 가능성 / 틀어짐: 무성별 스타일
패션 브랜드는 스타일을 통한 ‘자기표현’을 중심축으로 유지한다. 최근에는 환경과 윤리를 고려한 순응 전략으로 지속가능성을 브랜드 내러티브에 통합하고 있다. 여기에 틀어짐 전략으로 ‘젠더리스 패션’, ‘버추얼 패션쇼’ 등을 도입하여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IT 업계 중심축: 기술 혁신 / 순응: 사용성 중심 / 틀어짐: 인간 중심 기술 철학
애플의 경우, ‘기술로 더 나은 삶을’이라는 중심축 아래, 직관적 UX와 제품 간 생태계 통합으로 사용자 중심 전략(순응)을 펼친다. 동시에 ‘Think Different’라는 슬로건으로 비주류를 지지하는 틀어짐 전략을 통해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브랜드 수명주기에 따른 전략 적용법
초기 단계: 중심축 강화를 통한 정체성 고착화
브랜드 런칭 초기에는 무엇보다 중심축의 강화를 통해 브랜드 정체성을 빠르게 소비자에게 각인시켜야 한다. 혼란스러운 메시지는 신뢰를 저해하므로, 명확하고 반복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성장기: 순응 전략을 활용한 고객 확대
성숙기 및 재정비기: 틀어짐 전략으로 리프레시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고 브랜드 피로도가 증가하면 틀어짐 전략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리프레시할 필요가 있다. 과감한 메시지 변화, 색다른 협업, 파격적 디자인이 브랜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결론
브랜드 전략은 단순한 마케팅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소비자의 무의식 속에 깊이 각인되는 심리적 구조를 다루는 작업이다. 중심축을 통해 일관된 철학을 전달하고, 순응을 통해 고객과 교감하며, 틀어짐을 통해 차별성을 확보하는 이 세 전략은 서로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되어야 할 유기적인 요소다.
브랜드가 이 세 가지 전략을 균형 있게 운용할 수 있을 때, 소비자는 브랜드를 신뢰하고, 좋아하고, 지지하게 된다. 이러한 심리적 연결이 결국 브랜드의 진정한 경쟁력이자 장기적 성공의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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