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브랜드: 방향 잃은 정체성의 위험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흔들리는 브랜드의 표류 현상
디지털 전환과 사회적 변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수많은 브랜드들이 고유한 방향성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표류는 단순히 전략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목표가 명확하지 않아 에너지가 분산되고 소비자와의 접점도 희미해지는 현상이다. 이러한 브랜드는 시장에서 쉽게 잊히고, 충성 고객을 잃으며, 경쟁자에게 자리를 빼앗기게 된다.
특히 팬데믹 이후 온라인 중심의 소비 패턴, ESG 경영의 대두, MZ세대의 급부상 등은 브랜드에 명확한 ‘위치와 항해 지도’를 요구하고 있다. 표류 상태에 빠진 브랜드는 고객의 감정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새로운 기술이나 문화 변화에 뒤처지며 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
긴장도를 유지하라: 브랜드의 감각을 깨우는 전략
긴장도란 무엇인가: 생존을 위한 감정의 에너지
브랜드 긴장도란 브랜드가 시장, 고객, 내부 조직과 맺는 감정적 긴밀성의 정도를 의미한다. 이는 단순한 마케팅 메시지보다 훨씬 깊은 차원에서 작동한다. 긴장도가 높은 브랜드는 소비자와의 관계에서 ‘기대’, ‘호기심’, ‘도전’, ‘공감’ 같은 감정을 유도하며 지속적인 관심을 끌어낸다.
예를 들어, 나이키는 끊임없이 새로운 사회적 이슈에 반응하며 브랜드 긴장도를 높이고 있으며, 애플은 제품의 혁신성과 디자인 미학을 통해 항상 ‘다음’을 기대하게 만든다. 반면 긴장도가 낮은 브랜드는 익숙하지만 지루하고, 신뢰는 주지만 재미가 없으며, 소비자에게 아무런 감정적 자극도 주지 못한다.
긴장도를 끌어올리는 3가지 요소
- 서사 중심 브랜딩: 일관되면서도 변화 가능한 내러티브 구조를 설계해 브랜드의 여정을 감정적으로 풀어내야 한다.
- 반응성: 고객 피드백, 사회 이슈, 문화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를 브랜드 언어에 반영해야 한다.
- 의도된 불완전함: 너무 완벽한 브랜드는 단조롭다. 유머, 인간미, 작은 결함은 브랜드 긴장도를 높여준다.
연기됨의 전략화: 시점의 조정과 감정의 조율
‘연기됨’은 실패가 아닌 전략이다
많은 브랜드는 불확실성을 두려워하여 ‘빠른 실행’만을 선호한다. 그러나 때로는 의도적인 연기, 즉 ‘전략적 연기’가 긴장도를 높이고 표류를 방지하는 수단이 된다. 연기됨은 고객의 기대감을 조율하며 ‘기다림’을 경험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애플의 제품 발표 전 루머 마케팅, 영화 개봉 전 티저 영상 공개, 패션 브랜드의 컬렉션 프리뷰 등은 모두 ‘연기됨’의 전략적 활용이다. 이것은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에 감정적 리듬을 만들어낸다. 즉, 연기됨은 무의미한 지연이 아니라 감정 조율 장치다.
전략적 연기의 성공 조건
- 명확한 기대 설정: 단순히 미루는 것이 아니라 왜 기다려야 하는지, 무엇이 올 것인지를 고객에게 암시해야 한다.
- 콘텐츠로 텐션 유지: 연기되는 동안 소비자의 관심이 떨어지지 않도록 중간 콘텐츠(예: 비하인드, 티저, 인터뷰 등)를 통해 관심을 유지해야 한다.
- 리듬감 있는 타이밍: 연기의 주기가 너무 짧거나 길면 효과가 반감된다. 고객의 감정 사이클을 분석해 ‘기다림’의 길이를 설정해야 한다.
브랜드 생존을 위한 종합 전략: 표류하지 않고, 긴장도를 유지하며, 연기를 통제하라
1. 브랜드 정체성 리포지셔닝
표류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나는 누구인가’를 명확히 해야 한다. 브랜드의 철학, 목적, 고객 약속, 언어 톤 등을 정밀하게 정비하고, 이를 모든 커뮤니케이션 터치포인트에 일관되게 적용해야 한다.
체크리스트:
- 브랜드의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
- 우리는 누구에게 무엇을 약속하고 있는가?
- 브랜드 메시지는 모든 채널에서 일관되는가?
2. 긴장도를 중심에 두는 콘텐츠 설계
콘텐츠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닌 ‘감정의 매개체’다. 블로그, SNS, 영상, 오프라인 캠페인 등 모든 콘텐츠는 브랜드 긴장도를 유지하거나 끌어올릴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실행 방안:
- 고객의 불안을 해결하는 콘텐츠와 호기심을 유발하는 콘텐츠를 조합
- 실시간 피드백을 반영한 소셜 큐레이션 콘텐츠 제작
- 고객 참여형 콘텐츠로 긴장감을 유지
3. ‘연기됨’을 프로세스로 내재화
대규모 론칭, 프로모션, 캠페인 등 브랜드의 주요 이벤트는 ‘즉시성’보다는 ‘타이밍’을 중시하는 구조로 운영돼야 한다. 단순히 일정을 미루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 스토리텔링을 통해 연기 그 자체가 콘텐츠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실무 적용 예시:
- 신제품 출시 시퀀스: 발표 → 티저 콘텐츠 1 → 미디어 릴리즈 → 인터뷰 콘텐츠 → 출시일 확정
- 이벤트 운영 시퀀스: 사전 홍보 → 콘텐츠 드립 → 참여자 후기 강조 → 후속 리마인드 콘텐츠
실무자를 위한 액션 플랜
| 전략 요소 | 체크리스트 질문 | 실행 방법 |
|---|---|---|
| 표류 방지 | 브랜드의 핵심 철학은 명확한가? | 브랜드 핸드북 작성 및 내부 공유 |
| 긴장도 설계 | 브랜드 콘텐츠는 감정을 자극하고 있는가? | 감성 중심 콘텐츠 캘린더 구축 |
| 연기됨 활용 | 고객의 기대와 감정을 리듬감 있게 조율하고 있는가? | 티저?본편?후속 콘텐츠 시퀀스 개발 |
결론
브랜드는 더 이상 제품과 기능만으로 차별화할 수 없다. 현대 시장은 ‘감정의 경쟁’이며, 그 중심에는 표류하지 않는 명확한 방향성, 감정을 유도하는 긴장도, 기대감을 조율하는 연기됨이라는 3가지 축이 존재한다. 이 축을 정교하게 설계하고 운영하는 브랜드만이 진정한 팬덤을 만들고, 위기의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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